진로/적성

한국 뮤지컬계의 ‘미다스의 손’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박명성

참고자료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박명성
한국 뮤지컬계의 ‘미다스의 손’을 학생기자들이 만났다

 


대표정리=김동현 학생기자(이매고)

▶강지연=한국 뮤지컬계의 중심 ‘브로드웨이 박’으로 불린다고 들었습니다.
▶박명성 대표=90년대에만 해도 우리나라 뮤지컬이 그다지 활성화나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지. 또 뮤지컬 전문배우와 프로덕션 그리고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프로듀서도 많지 않았어. 나는 80년대부터 대한민국 공연예술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문화(저작권)가 정착이 됐을 때 비로소 더 좋은 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지. 그래서 ‘더 라이프’ 라는 뮤지컬로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로 저작권을 계약해서 무대에 올렸어. 이를 계기로 도둑질로 공연하는 한국공연시장의 오랜 틀을 깨고 저작권을 정식으로 계약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지. 물론 해외에서도 신뢰를 얻게 되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제일 많이 했다고 해서 ‘브로드웨이 박’으로 불리게 된거야.
▶박지현=뮤지컬 기획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박 대표=고등학생 때 ‘산불’이라는 연극을 보고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됐어. 청소년 때는 아무래도 감수성이 풍부하잖아. 그래서인지 그때 본 연극이 나로 하여금 연극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어.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극단에서 막내로 심부름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연극에 대한 공부도 함께 했지. 그러다 단역을 맡게 되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배우로서는 자질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고. 여섯 작품 정도 하다가 접었는데 그래서 좌절에 빠진 적도 있었지. 진로를 바꾸어 다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연출공부를 시작했어. 조연출 생활 11년을 하다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란 작품을 연출했지. 이런 과정들이 모두 내가 뮤지컬 기획을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최찬호=뮤지컬 기획을 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박 대표=사람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에 봉착하게 되어 있지. 나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연극기획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통합하는 일이었어.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개 특별한 상상력을 갖고 있고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 그리고 6년 전 최고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뮤지컬 ‘아이다’ 를 준비할 때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고생을 했지. 또 ‘갬블러’를 공연할 때 처음 성공에 욕심을 부려서 앵콜 무대를 했는데 잘 되지 않아서 마음고생 정말 심하게 했지. 어디 그뿐인가. ‘댄싱섀도우’ 는 창작 뮤지컬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었지만 흥행에 실패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어. 적자가 무려 25억원이었거든.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1세대여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고난이었던 것 같아. 1세대의 역할은 잘 다듬어진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길을 개척하며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지. 최초로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고 위험을 동반하는 것이거든. 뒷 세대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인도하기 위해 많은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요했지.
▶박정윤=연극 기획을 하시면서 어떨 때 뿌듯함을 느끼시는지요
▶박 대표=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의 문화적 수준을 높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문화적 불 지름을 통해 삶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보는거지. 그래서 내가 만든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설령 해답을 얻진 못할지언정 숙제를 얻고 간다는 것 자체에도 매력을 느끼지. 또 기쁨과 행복을 전달해 줄 때 정말 희열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할 수 있어.
▶배정현=뮤지컬에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 대표=아무래도 시대적 트렌드를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 뭐가 잘되고 뭐가 모순이 있는지를 알아야 되거든. 그리고 국민들이 어떤 걸 보고 듣고 싶어 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하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역발상이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그런 역발상의 혁신적인 사고가 새로움을 만들어 내거든.
▶김동현=여태껏 많은 작품을 해오셨는데 유독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박 대표=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듯이 작품별로 각각 독창성을 지녔기 때문에 일렬로 줄 세우기는 힘들 것 같아. 모든 작품에 다 애착이 간다는 얘기지. 애착이라기 보단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작품 몇 개를 꼽아보는게 나을 것 같아. 먼저 ‘렌트’라는 작품인데,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한 작품이야. 그 다음은 ‘댄싱 섀도우’ 라는 작품인데 선진 뮤지컬 제작 시스템을 최초로 시도한 작품이지.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 다음은 ‘맘마미아’, ‘아이다’, ‘시카고’ 이 세 작품이지. 이 세 작품은 중, 장년층을 뮤지컬계로 끌어들이는데 그야말로 큰 몫을 한 작품들이야. 이를 통해서 자녀가 있는 중, 장년층은 그 자식들도 문화적 소양을 본받을 수 있기 되었다고 생각해.
▶박지현=뮤지컬 제작자라는 직업의 장단점을 소개해주시죠.
▶박 대표=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웃음을 줄 때 큰 자부심과 매력을 느끼지. 경쟁사회에서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삶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들이 쉴 때 일을 해야 한다는게 좀 힘들기는 하지만. (웃음)
▶강지연=이런 질문을 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그동안 돈은 얼마나 버셨습니까.
▶박 대표=얼마나 벌었냐구? 정말 벌긴 많이 벌었지.(하하하) 맘마미아만 해도 700회 공연을 했는데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했거든. 맘마미아만 따지자면 한 510억원 정도 벌었을거야. 하지만 맘마미아나 아이다 같은 유명 뮤지컬을 통해 수익을 창출, 그돈으로 다시 순수 창작 뮤지컬에 투자를 하거나 연극에 재투자를 했지. 다른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뮤지컬을 하겠지만, 우리 같이 문화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번돈을 재투자 해야지 나눠주고 가져갈 일은 아니지. 그것이 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적인 역할이야. 결국 돈을 많이 벌어도 그게 내 돈이 아니라는 얘기지.
▶이유진=연극기획자라는 직업을 선택했을 때 부모님과의 갈등은 없었는지요.
▶박 대표=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서울로 올라와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지냈기 때문에 부모님께 ‘어떤 일을 한다, 어떤 일을 하겠다’라는 얘기 자체를 못했어. 그러니깐 뭐 갈등이 없었던거지. 이 얘긴 오해없길 바라.
▶최찬호=만약 따님이 이 직업을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박 대표=하고 싶으면 해도 되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말이 없어.(웃음) 내 평소 지론은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김동현=일을 하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텐데, 배운 점은 어떤 것들인가요.
▶박 대표=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사람을 만날 때는 갑, 을, 병의 위치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을의 입장에 있어야 된다는 것을 배웠지. 왜냐구? 을의 입장이 항상 겸손함을 갖춘 위치이고, 그래서인지 배울 점이 많더라고.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를 멘토로 생각하였어. 윗사람한테 잘해서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잖아.
▶이유진=한 작품을 만들 때 보통 얼마나 걸리는지요.
▶박 대표=보통 3~5년 정도의 제작기간이 걸리지. 3~5년 이란 기간 동안 열정을 다해 헌신적으로 모든 걸 쏟아 부어야 비로소 최고의 작품이 탄생 할 수 있는거지.
▶김정민=이 직업을 꿈으로 삼고 있는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 대표=뮤지컬이나 소설이나 상관없이 작품이라는 것 자체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서 나오고 특히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공연 기획자의 무한한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지. 국민을 감동시키는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소재, 즉 이 시대의 트렌드를 알아야 가능한 일이야. 이 시대의 트렌드를 우리는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바로 신문이야. 요즘 젊은 세대들은 오로지 연예인들 이야기에만 관심이 있는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어떤 것이 잘못이고 어떤 것이 잘한 것이고 어떤 것이 모순인지를 모르면서 국민의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젊은 세대들도 신문을 읽어서 요즘에 정치적으로는, 경제적으로는, 사회적으로는, 문화적으로는 어떤 것이 트렌드인가를 익혀야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기본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야.
또 역발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거야. 비슷비슷한 것이 많은 이 세상에서 전과 비슷한 작품이 나온다면 어떤 사람도 그 작품을 다시 감상하려 하지 않겠지. 기존의 것과는 발상 자체가 다른 역발상의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마지막으로, 뮤지컬이라는 것이 문화생활의 일부이고 사람들이 시간이 나서 쉴 때 하는 여가활동을 책임져주는 산업이야. 따라서 한 작품의 흥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자신, 개인만을 위해서 소비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생각해. 항상 다른 문화생활산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사회를 위해 문화를 기부하는 기부문화 형식의 소비를 행해야 진정한 리더의 자세라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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