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컬럼

참고자료

  2021년이 새로 시작된 지 12일째인 오늘, 내방 창가 앞에는 여태껏 본 눈 풍경 중 가장 아름다운 눈 풍경이 펼쳐졌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왔던지, 난간에도 눈이 한가득 쌓여 난간에 있는 눈으로 작은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집 안에서 구경하는 것은 너무 지루해서 밖으로 나가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소나무 위로 소복이 내려앉은 눈이 정말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밖에는 눈을 빗자루로 치우시느라 바쁘신 아주머니가 보였다. 할 일도 없고 도와드리고 싶어서 눈 치우는 커다란 전용 삽을 들고 아주머니를 따라나섰다. 우리는 아파트 전체의 눈을 치워야 했다. 눈은 꽤 오랫동안 내렸고, 우리는 몇 번이고 쓸어야 했다. 처음엔 자꾸 삽이 틈에 걸리고 힘들었는데, 눈을 치울수록 익숙해져서 실력도 붙고 속도도 빨라졌다. 숨은 가쁘고 마스크도 얼굴에 붙고 머리도 눈 때문에 갓 목욕한 사람 마냥 젖었지만, 내가 쓸어 논 길로 지나다니는 이웃 주민들을 보면 저절로 뿌듯해졌다.

 

 

 

 

  아주머니와도 담소를 나누었는데, 아주머니는 눈 치우면서 드는 생각을 묻는 나의 인터뷰에 "더 많은 이웃 주민들이 도와주었으면 좋겠고, 눈이 정말 끝없이 내리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며 한숨을 쉬셨다. 그렇게 본 기자는 약 2시간 정도 같이 눈을 치우고 집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추운 건 둘째치고,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그래도 마음은 좋았기에 새하얀 눈과 반대되는 붉은 저녁 태양을 보며 하루를 행복하게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