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안양누리기자단] 사회로 이어진 삼성의 예술사랑

감정가 3조원대에 달하는 삼성의 미술품 기증 행보!

참고자료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가족이 4조원 대에 달하는 기부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사회환원 계획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미술품 기증이다. 국보 14점· 보물 14점을 포함한 2만 3,000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등 우리나라 각지의 미술관에 기증된다. 유족이 국가 기관에 기증하는 이번 문화재와 미술품은 질과 양 모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기의 기증이다. 기증품 중에는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값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의 예술품이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어 주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 일가의 예술품 사랑은 매우 유명하다. '이병철'회장은 고미술품 애호가로 국보인 '가야금관' 등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며느리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에게도 미술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도록 꾸준히 교육했다. 홍 전 관장이 맡았던 리움 미술관은 대중과 현대미술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앤디 워홀' 등 다양한 현대 미술 거장들의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건희'회장도 예술품에 대한 높은 안목을 갖고 있었다. 그는 1982년 호암 미술관 개관 이후로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국립미술관에서 세계적인 걸작 하나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바꾸기 위해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위주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의 방대한 수집품은 곧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고(故) 삼성 이건희 회장이 후원한 백남준의 '다다익선'
▲ 고(故) 삼성 이건희 회장이 후원한 백남준의 '다다익선'

 

 감정가 3조원대로 알려진 삼성 유가족들의 기중품은 그 값만큼이나 규모 또한 대단하다. 총 2만 3,000여점에 달하는 미술품들은 국립중앙박물관 2만 1,600여점, 국립현대미술관 1,400여점 등으로 나뉘여 기증될 예정이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는 2만 여점은 1964년 개관 이래 전체 기증품(5만여점)의 절반(43%)에 가까운 규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는 작품 중 하나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있다. '인왕제색도'는 정선이 76세에 그린 작품으로, 그가 1751년에 인왕산을 바라보며 장맛비가 내린 뒤 맑게 갠 풍경을 그린 것이다. 이는 정선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힐 뿐더러 한국회화사에서 진경산수의 최고봉에 있는 작품이다.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은 '인왕제색도'를 보며 "이 한 점의 가치만해도 돈으로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왕제색도'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 기중품으로는 김홍도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보물 2015호) 등이 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국립현대박물관에도 유명한 걸작들이 기증된다. 먼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수련이 있는 연못'은 인상주의를 창시한 모네의 대표작이다. 그의 새로운 화법으로 인해 화가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현대미술이 시작될 수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르누아르의 '책 읽는 여인' 등, 유명한 서양 작품들도 기증품의 일부이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우리나라 근대 미술 작품으로 유명한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도 국립현대미술관에 걸리게 되었다. '여인들과 항아리'는 색면으로 분할된 배경과 단순화된 형태로 그려진 사슴, 여인, 도자기를통해 한국적인 전통미와 정서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이중섭 작가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등, 한국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들이 무더기로 기증되었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의 예술품 기증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화 예술계에서는 뛰어난 미술품들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공립 기관의 소장품 수준을 한껏 높이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증을 반겼다. 이에 발맞춰 고(故)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이름을 내건 전시회가 기획되고 있으며 예술품의 해외 전시 투어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훌륭한 예술품을 보존하기 위한 전시·보관 인프라를 재정비할 것을 요청했다.